전체 글73 9월 10일 : 착시와 무한의 예술가 -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탄생 9월 10일은 착시와 무한의 세계를 탐구한 판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 C. 에셔)의 탄생일이다. 수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그의 작품 세계와 현대적 의의를 살펴본다. 수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은 탄생1898년 9월 10일 네덜란드 레이우아르던(Leeuwarden)에서 한 소년이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 오늘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M. C. 에셔다. (참고로 '마우리츠'를 영어식으로 '모리츠'라고 발음·표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네덜란드어 발음에 따라 '마우리츠'라고 표기하는 것이 바르다.) M. C. 에셔는 분명 미술가이지만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미술의 범주에만 안주하지 않았다. 그는 판화라는 고전적 매체를 사용해 무한 반.. 2025. 9. 10. 9월 9일 : 민중의 삶을 기록한 화가 - 피터르 브뤼헐의 사망 1569년 9월 9일 네덜란드 르네상스 화가 피터르 브뤼헐이 세상을 떠났다. 민중의 삶과 풍속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그의 작품 세계와 예술사적 의미를 살펴본다. 브뤼헐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1569년 9월 9일 네덜란드 르네상스 회화의 거장이었던 피터르 브뤼헐(Pieter Bruegel the Elder)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16세기 유럽에서 정치적·종교적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대를 살았다.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지역은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고 있었고 종교 개혁의 열풍이 퍼져 있었다. 이런 불안한 사회 속에서 브뤼헐은 고전 신화나 성경 이야기가 아니라 민중의 삶, 농촌 풍경, 그리고 사회 풍자를 화폭에 담으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민중의 삶을 기록한 화가브뤼헐은 흔히 ‘농민.. 2025. 9. 8. 9월 8일 : 민족의 선율을 세계로 이끌다 -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탄생 1841년 9월 8일 태어난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체코 민족주의 음악을 세계 무대에 알린 작곡가다. 《신세계 교향곡》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은 민속성과 세계성을 조화시킨 예술적 업적을 보여준다. 민족의 선율을 세계로 이끈 작곡가1841년 9월 8일 체코의 보헤미아 지역 작은 마을 넬라호제베스(Nelahozeves)에서 안토닌 드보르자크(Antonín Dvořák, 1841-1904)가 태어났다. 당시 보헤미아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고 체코인들은 언어와 문화를 억압받는 상황에서 민족 정체성을 예술로 표현하려 했다. 드보르자크는 그 역사적 흐름 속에서 자라났으며 평생에 걸쳐 체코 민족의 혼을 담아내고 이를 세계 무대와 연결한 인물로 기억된다. 평민의 아들에서 음악가로드보르자크의 아버지.. 2025. 9. 8. 9월 7일 : 흑인 역사를 그린 화가 - 제이콥 로렌스 탄생 1917년 9월 7일 미국 흑인 화가 제이콥 로렌스(Jacob Lawrence, 1917-2000)가 태어났다. 《마이그레이션 시리즈》 등으로 흑인 역사를 시각화한 그의 예술 세계를 살펴본다. 탄생과 성장의 배경1917년 9월 7일, 미국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에서 태어난 제이콥 로렌스(Jacob Lawrence)는 흑인 예술가로서 20세기 미국 미술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의 부모는 당시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경제적 불평등을 피해 북부로 이주한 수많은 흑인 가정 중 하나였다. 로렌스는 뉴욕 할렘에서 성장하며 ‘할렘 르네상스’라 불린 문화적 황금기를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할렘 르네상스'와 예술적 토양할렘은 당시 재즈, 시, 연극, 미술이 융합된 흑인 문화의 중심지였다. 로렌스는 어린 시절 지역 커.. 2025. 9. 7. 9월 6일 : 절망의 시대에 희망을 그린 화가 - 이중섭의 사망 1956년 9월 6일 화가 이중섭이 세상을 떠났다. 일제강점기와 분단, 한국전쟁이라는 절망의 시대를 살았던 화가는 은지화와 편지화로 희망을 남기며 한국 근현대미술의 상징이 되었다. 어린 시절과 예술의 시작이중섭(Lee Jung-seob, 1916~1956)은 평안남도 평원에서 태어났다. 그의 생몰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중섭의 생애는 일제강점기와 분단,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이어진 고난과 절망의 시대였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그는 주변 풍경이나 인물들을 직접 그리며 재능을 드러냈다. 1935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문화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했는데 이곳에서 서양의 인상주의와 표현주의를 접하고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고갱과 고흐 같은 화가들의 강렬한 색채와 인간 존재에 대한.. 2025. 9. 4. 7월의 예술사 1일 : 현대음악의 선구자 - 에릭 사티의 사망 7월 1일 : 현대음악의 선구자 - 에릭 사티의 사망20세기 음악사의 조용한 전환점 1925년 7월 1일, 프랑스 파리 아르퀴유(Arcueil)에서 20세기 음악사에 길이 남을 한 예술가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날, 프랑스의 작곡가 에릭 사티(Erik Satie)는 간경화plutusmea.com 2일 : 패배하지 않는 인간 -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사망 7월 2일 : 패배하지 않는 인간 -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사망1961년 7월 2일,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간결함의 미학 ‘아이스버그 이론’을 창안한 그는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현대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남겼다.plutusmea.com 3일 : 부조리 문학의 선구자 - .. 2025. 9. 4. 9월 5일 : 바로크를 넘어 고전주의로 -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의 탄생 1735년 9월 5일 태어난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는 ‘런던 바흐’로 불리며 바로크에서 고전주의로 이어지는 다리를 놓았다. 모차르트에게 깊은 영향을 준 그의 음악 세계를 살펴본다. 고전주의로 향하는 다리바흐라는 이름은 음악사에서 곧 거대한 산맥을 떠올리게 한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이자 바로크 음악의 정점으로 불리지만 그의 아들들도 저마다 시대적 자취를 남겼다. 그 가운데 막내아들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Johann Christian Bach)는 독자적인 발자취를 남기며 바로크에서 고전주의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는 흔히 ‘런던 바흐(English Bach)’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18세기 후반 유럽 음악계의 흐름을 이끌었다. 1735년 9월 5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태.. 2025. 9. 4. 9월 4일 : 노르웨이의 선율 - 에드바르드 그리그의 사망 1907년 9월 4일, 노르웨이의 국민 작곡가 에드바르드 그리그가 세상을 떠났다. 《피아노 협주곡 A단조》와 《페르 귄트》 모음곡으로 잘 알려진 그는 노르웨이 민속 선율을 예술로 승화시킨 낭만주의 작곡가다. 노르웨이의 자연과 혼을 담아낸 작곡가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Grieg, 1843-1907)는 19세기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그의 음악은 노르웨이의 산과 숲, 바다와 전설을 생생히 담아냈다. 1843년 노르웨이 베르겐(Bergen)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의 음악적 전통 속에서 자라 일찍부터 뛰어난 감각을 보였다. 가족들은 그가 열 살 무렵 독일의 라이프치히 음악원에 진학하도록 격려했고, 그곳에서 슈만과 멘델스존의 영향을 받으며 본격적인 음악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 2025. 9. 4. 9월 3일 : 시간과 공간의 작곡가 - 모튼 펠드먼의 사망 1987년 9월 3일 세상을 떠난 현대 음악의 거장 모턴 펠드먼. 그는 침묵과 여백, 그리고 시간과 공간 자체를 작곡하며 음악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했다. 현대 음악의 낯선 풍경1987년 9월 3일, 뉴욕 악파의 핵심 인물이자 실험적 작곡가 모튼 펠드먼(Morton Feldman)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한때 주변에서 “음악의 침묵을 늘어뜨리는 괴짜”로 불렸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의 작품은 20세기 후반 음악의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펠드먼은 관습적인 리듬과 선율을 해체하고 극도로 느린 전개와 미세한 음의 변화를 통해 ‘시간’을 예술의 주제로 끌어올린 작곡가였다. 존 케이지와의 만남펠드먼이 뉴욕 음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게 된 계기는 존 케이지와의 만남이었다. 1950년대 초, 필하모닉 홀에서 쇤베.. 2025. 9. 3. 9월 2일 : 《반지의 제왕》의 창조자 - J. R. R. 톨킨의 사망 1973년 9월 2일, 《반지의 제왕》의 작가인 영국의 언어학자 J. R. R. 톨킨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언어학자의 상상력으로 중간계를 창조해 현대 판타지 문학의 기초를 세웠다. 신화와 언어를 창조한 작가 J. R. R. 톨킨1973년 9월 2일, 옥스퍼드의 조용한 거주지에서 위대한 문학가 존 로널드 루엘 톨킨(John Ronald Reuel Tolkien)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이름은 현대 판타지 문학의 역사를 새롭게 열어젖힌 작가로 기억된다. 《호빗》과 《반지의 제왕》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은 단순한 소설을 넘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한 신화로 평가된다. 오늘 우리는 그의 생애와 문학적 유산을 되짚어본다. 언어학자로서 톨킨의 삶톨킨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블룸폰테인(Bloemfontein)에서 태어났.. 2025. 9. 2. 9월 1일 : 한국 예술의 새로운 지평 - 여권통문(女權通文) 발표 1898년 9월 1일, 한성에서 발표된 여권통문은 한국 최초의 여성 권리 선언이자 근대 예술의 출발점이었다. 여성 교육의 제도화를 통해 문학·미술·음악 속 여성 주체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다. 여권통문의 역사적 맥락1898년 9월 1일, 한성에서 여성 300여 명이 서명한 ‘여권통문’이 발표되었다. 이 문건은 조선 여성들이 집단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사회에 천명한 최초의 선언이었다. 여권통문은 단순히 교육의 확대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었다. 여성에게도 지식과 사회적 발언의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근대적 평등 의식을 담고 있었다. 그동안 여성은 집안일과 가정에 머무는 존재로만 인식되었지만, 여권통문은 여성이 사회의 주체임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 사건은 한국 근대사에서 정치적·사회적 의미로만 머무르지 않았다... 2025. 9. 1. 8월 31일 : 감동 대신 질문을 던지다 - 《서푼짜리 오페라》 초연 1928년 8월 31일, 브레히트와 쿠르트 바일이 《서푼짜리 오페라》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고전 오페라 형식을 해체하고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아 현대극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품이다. 브레히트와 바일, 무대 위에 혁신을 불러오다1928년 8월 31일, 독일 베를린의 쉬프바우어담 극장(Theater am Schiffbauerdamm)에서 전통적인 연극과 음악극의 경계를 허무는 공연이 막을 올렸다.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의 대본과 쿠르트 바일(Kurt Weill)의 음악으로 탄생한 《서푼짜리 오페라(Die Dreigroschenoper)》는 당시 유럽 연극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사건이었다. 사회적 메시지와 대중 음악, 실험적 무대 장치가 결합된 이 작품은 예술의 역할과 관객.. 2025. 8. 31. 8월 30일 : 축하를 빙자한 풍자? - 바흐 《농민 칸타타》 초연 1742년 8월 30일, 바흐는 지방 귀족 디스카우의 작위 수여를 기념하여 《농민 칸타타》를 초연했다. 축하를 가장한 풍자 속에 농민의 현실과 유머가 담겨 있다. 농민의 말투로 풀어낸 바흐의 세속 칸타타 BWV 212 초연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우리는 새 영주를 얻었네》(Mer hahn en neue Oberkeet, BWV 212)는 1742년 8월 30일 독일 작센 지방 클라인초허(Kleinzschocher)에서 초연되었다. 바흐가 말년기에 작곡한 이 작품은 통상적으로 《농민 칸타타》(Peasant Cantata)로 불리며 그의 방대한 칸타타 목록 가운데 유일하게 농민의 말투와 생활상을 주요 소재로 다룬 세속 작품이다. 바흐는 종교 칸타타를 수백 곡 작곡.. 2025. 8. 30. 8월 29일 : 진실한 얼굴의 배우 - 잉그리드 버그만 8월 29일은 잉그리드 버그만의 탄생일이자 기일이다. 1915년 8월 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그는 1982년 8월 29일 영국 런던에서 생을 마감했다. 마이클 커티즈의 ‘카사블랑카’(Casablanca), 히치콕의 ‘오명’(Notorious), 조지 큐커의 ‘가스등’(Gaslight), 아나톨 리트박의 ‘아나스타샤’(Anastasia), 그리고 잉마르 베리만의 ‘가을 소나타’(Autumn Sonata)에 이르기까지 잉그리드 버그만은 한 세기의 영화사에 이름을 남겼다. 20세기 영화사에 남은 ‘진실한 얼굴’잉그리드 버그만의 생애는 순탄치 않아 우여곡절과 파란이 많았다. 갈채와 스캔들, 침체와 열풍이 번갈아 찾아왔다. 그러나 그가 배우로서 남긴 인상은 언제나 '사실을 말하는 얼굴'이었다. 그는 과.. 2025. 8. 29. 8월 28일 : 방황은 인간의 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탄생 1749년 8월 28일 태어난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로 독일 문학을 세계문학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문학가이자 과학자, 사상가였던 그의 삶과 유산을 통해 인간 정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조명한다. 서론: 한 인물의 탄생이 바꾼 문학의 좌표1749년 8월 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문학사와 지성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단순한 시인이 아니라, 극작가, 소설가, 행정가, 과학자, 그리고 예술 이론가였다. 괴테의 이름은 독일 문학을 세계 문학의 지평으로 끌어올렸으며, ‘시와 사상의 나라’라는 독일 문화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의 탄생은 한 인물의 등장.. 2025. 8. 26. 8월 27일 : 집은 살기 위한 기계 - 르 코르뷔지에의 사망 1965년 8월 27일, 프랑스 남부 로크브륀-카프-마르탱(Roquebrune-Cap-Martin)의 카베(Cabbé) 해변. 매일 바다수영을 즐기던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는 물속에서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유해는 인근 묘지에 안치되었고 그가 생전 머물던 ‘카바농’과 롱샹, 유니테 다비타시옹 등은 오늘 우리가 근대 건축의 언어를 읽어내는 좌표가 되었다. 근대건축의 양가성1965년 여름, 프랑스 남부 로크브륀-카프-마르탱의 카베 해변. 매일 바다수영을 즐기던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는 물속에서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근대 건축의 어휘를 스스로 만들고 확산시켰던 그가 남긴 질문과 방법은 여전히 도시와 집, 가구와 사람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강력한 틀.. 2025. 8. 26. 8월 26일 : 오라토리오의 부활 - 멘델스존의 《엘리야》 초연 1846년 8월 26일, 멘델스존이 직접 지휘한 오라토리오 《엘리야》 초연은 영국 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웅장한 합창과 깊은 신앙적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합창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다. 멘델스존과 《엘리야》 초연1846년 8월 26일, 영국 버밍엄 타운홀에서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이 지휘하는 새로운 오라토리오 《엘리야(Elijah)》가 초연되었다. 공연은 버밍엄 음악제(Birmingham Festival)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약 300명 이상의 합창단과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연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멘델스존은 무대 위로 여러 차례 불려나와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당시 일부 언론과 청중의 기록에 따르면 공연이 .. 2025. 8. 25. 8월 25일 : 예술은 삶의 긍정 -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망 1900년 8월 25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사망했다. 그의 철학은 형식과 도취의 긴장, 가치의 재평가로 예술의 언어를 바꾸었다. 그의 철학이 남긴 예술 장르 별 영향과 핵심 업적을 한눈에 정리한다. 들어가며1900년 8월 25일, 바이마르의 조용한 방에서 프리드리히 니체는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의 퇴장은 어떤 마침표도 아니었다. 이후의 예술은 그가 남긴 문장과 개념을 통해 새로운 문법을 얻었고,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업을 도덕의 장식이 아니라 삶을 견디고 긍정하는 힘으로 다시 호명했다. 오늘 우리는 ‘니체가 예술에 무엇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20세기 이후 예술이 형식과 도취, 가면과 자기초월, 허무와 창조 사이를 어떤 긴장으로 오갔는지 살핀다. 이 글의 관점은 간단하다. 니체의 철학은 예술.. 2025. 8. 25. 8월 24일 : 유럽 최초의 여성 직업 화가 - 라비니아 폰타나의 탄생 라비니아 폰타나, 유럽 최초의 여성 직업 화가로서 16세기 볼로냐와 로마에서 활약하며 초상화와 종교화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작품과 삶은 여성 예술사의 전환점을 보여준다. 볼로냐에서 피어난 재능라비니아 폰타나(Lavinia Fontana, 1552~1614)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났다. 르네상스 후기에서 바로크로 이어지는 과도기의 미술가로 여성으로서는 드물게도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고 생계를 예술로 이어갔다. 그녀의 아버지 프로스페로 폰타나 역시 당대의 저명한 화가였기에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배우며 자연스럽게 화가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단순히 가업을 잇는 차원이 아니라 스스로 이름을 알리고 독립적인 화가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여성 화가의 도전16세기 후.. 2025. 8. 22. 8월 23일 : 뮤지컬의 언어를 만든 거장 –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의 사망 1960년 8월 23일, 미국의 뮤지컬 작사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가 세상을 떠났다. 《오클라호마》, 《남태평양》, 《왕과 나》, 《사운드 오브 뮤직》을 통해 현대 뮤지컬의 언어를 완성하고 브로드웨이의 황금기를 이끈 그의 생애와 유산을 살펴본다. 초기의 삶과 배경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Oscar Hammerstein II, 1895~1960)는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이미 공연 산업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었다. 조부 오스카 해머스타인 1세는 오페라 하우스를 운영하며 뉴욕의 음악 문화를 꽃피운 인물이었다. 이러한 배경은 손자에게 자연스럽게 예술적 자양분을 제공했다. 그러나 해머스타인 2세가 직접 걸어간 길은 오페라가 아닌 뮤지컬이었다. 그는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극’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어.. 2025. 8. 22. 8월 22일 : 인상주의의 선율 - 드뷔시의 탄생 8월 22일은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의 거장 클로드 드뷔시가 태어난 날이다. 그의 생애와 음악적 혁신, 그리고 예술사적 의미를 살펴본다. 드뷔시의 탄생과 시대적 배경1862년 8월 22일 프랑스 생제르맹앙레에서 태어난 클로드 드뷔시(Claude Debussy)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음악사의 전환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낭만주의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태어나 그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제시했다. 어린 시절 그는 평범한 상인의 아들로 자랐지만 음악적 재능은 일찍부터 드러났다. 10세 무렵 파리 음악원에 입학한 그는 피아노와 작곡, 음악 이론을 체계적으로 배우며 자신의 기초를 다졌다. 이 시기는 프랑스가 정치적 격변과 사회적 불안을 겪던 시기였지만 예술계에서는 인상주의 화가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2025. 8. 21. 8월 21일 : 팬데믹 시대를 밝힌 불꽃 - BTS 《Dynamite》 발매 2020년 8월 21일, BTS는 영어 디스코 팝 싱글 《Dynamite》를 공개하며 빌보드 ‘핫 100’ 1위에 데뷔했고, 유튜브에서도 24시간 내 최다 조회 기록을 세웠다. 이 곡이 가진 음악적 의의와 세계적 파급력을 살펴본다. K-팝의 전환점, BTS 《Dynamite》 발매2020년 8월 21일 오후 1시, 방탄소년단(BTS)은 첫 영어 싱글 《Dynamite》를 전 세계 동시 공개했다. 이는 비영어권 아티스트가 세계 음악 산업의 중심 무대에 본격적으로 합류했음을 알리는 선언과도 같았고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발매 배경과 시대적 맥락《Dynamite》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가 불안과 우울 속에 있던 시기에 기획되었다. 예정되었던 월드 투어가 취소되고.. 2025. 8. 20. 8월 20일 : 차이콥스키 《서곡 1812년》 초연 1882년 8월 20일 모스크바에서 초연된 차이콥스키의 《서곡 1812년》은 대포와 종소리를 포함한 웅장한 구성이 특징인 역사적 작품이다. 이 글은 초연의 맥락과 예술사적 의미를 살펴본다. 서곡 1812년의 초연, 1882년 8월 20일1882년 8월 20일, 모스크바의 예술산업박람회 전시장 앞 야외무대에서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서곡 1812년》이 처음 연주되었다. 이 작품은 러시아가 나폴레옹의 침공을 격퇴한 1812년 조국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작곡한 것으로 초연 당시 모스크바에는 대규모 전시회와 함께 각종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러시아 제국은 새로운 예술과 산업의 융합을 과시하고자 했으며 《서곡 1812년》은 그 중심에 놓였다. 그러나 화려한 기획과 달.. 2025. 8. 18. 8월 19일 : 현대 뮤지컬의 서막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초연 1957년 8월 19일, 워싱턴 D.C. 내셔널 씨어터에서 번스타인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첫 무대를 올렸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20세기 뉴욕의 이민 사회 갈등으로 재탄생시킨 혁신적 무대였다. 워싱턴에서 열린 첫 무대1957년 8월 19일, 워싱턴 D.C. 내셔널 씨어터(National Theatre)에서 새로운 뮤지컬이 첫 무대를 올렸다. 이 공연은 정식 브로드웨이 개막에 앞선 ‘아웃 오브 타운 트라이아웃’이었으나, 사실상 대중에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공개한 최초의 무대였다. 이 작품은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이 작곡을 맡고, 아서 로런츠(Arthur Laurents)가 대본을 집필했으며, 제롬 로빈스(Jerome Robbins.. 2025. 8. 18. 8월 18일 : 한국 근대 조각의 선구자 - 김복진의 사망 한국 근대 조각의 선구자 김복진, 1940년 8월 18일 사망. 예술가이자 사회운동가였던 그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남겨진 유산을 탐구한다. 김복진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김복진(1901~1940)은 일제강점기라는 억압적 현실 속에서 조각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시대적 요구에 응답한 예술가였다. 그는 1901년 청주에서 태어나 일본 도쿄미술학교(현 도쿄예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였다. 그가 유학한 1920년대 일본은 서양 조형예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근대화를 가속화하던 시기였다. 김복진은 그 과정에서 서구의 사실주의와 표현주의를 체득하면서도 단순한 모방을 넘어 조선의 감각을 담아내려 했다. 이는 당시 한국 미술계가 직면했던 핵심 과제, 곧 ‘서구 예술의 수용과 민족적 정체성의 모색’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 2025. 8. 17. 8월 17일 : 오페라의 언어를 만든 대본가 - 로렌초 다 폰테의 사망 1838년 8월 17일, 모차르트 오페라의 대본가 로렌초 다 폰테가 세상을 떠났다.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를 쓴 그의 삶과 유산을 되짚는다. 오페라의 언어를 만든 대본가로렌초 다 폰테(Lorenzo Da Ponte, 1749~1838)는 오페라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대본가다. 그는 작곡가가 아니었지만 언어와 시를 통해 음악을 이끌어냈으며, 모차르트와 협업으로 극적 완성도를 갖춘 오페라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다 폰테의 언어는 리듬과 정서를 동시에 담아냈고, 오페라 대본을 단순한 이야기 전달의 도구가 아니라 예술의 독립적 영역으로 격상시켰다. 그의 대표작은 모차르트와 함께한 세 편의 걸작이다. 《피가로의 결혼》(1786)은 사회적 긴장을 희극적으로 풀어내며 .. 2025. 8. 16. 8월 16일 : 로큰롤의 제왕 -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망 1977년 8월 16일,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생애, 음악 혁신, 사망 당시 상황과 남긴 유산을 돌아본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탄생과 음악적 혁신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는 1935년 1월 8일 미국 미시시피 주 투펄로(Tupelo)에서 태어났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교회 복음성가와 당시 남부에서 활발하던 흑인 음악을 접하며 음악적 기반을 쌓았다. 1954년 멤피스의 선 레코드(Sun Records)에서 첫 싱글 《That's All Right》을 녹음하며 대중음악계에 등장했다. 그의 음악은 컨트리, 리듬 앤 블루스, 가스펠의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로, 기존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백인·흑인 음악의 청중을 아우르는 .. 2025. 8. 16. 8월 15일 : 하늘에 오른 성모 - 성모 승천 축일 8월 15일은 가톨릭의 성모 승천 축일이다. 이날의 기원과 의미, 그리고 역사 속 위대한 예술가들이 남긴 성모 승천 작품을 살펴본다. 8월 15일, 성모 승천을 기념하는 날가톨릭과 일부 정교회 전통에서 8월 15일은 성모 마리아가 세상을 떠난 뒤 육신과 영혼이 함께 하늘로 올려졌다고 믿는 ‘성모 승천 축일(Feast of the Assumption)’이다. 이 교리는 성경에 직접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초기 기독교 전승과 중세 신학자들의 해석 속에서 발전했고, 1950년 교황 비오 12세(Pius XII)에 의해 공식 교리로 선포되었다. 전 세계 가톨릭권에서는 이날을 대축일로 기념하며, 미사와 행렬, 예술적 재현이 이어져 왔다. 예술 속의 성모 승천성모 승천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심지어 현대에 이르기.. 2025. 8. 15. 8월 14일 : 법학 박사 지휘자 - 카를 뵘의 사망 1981년 8월 14일, 모차르트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해석의 거장 카를 뵘이 세상을 떠났다. 법학 박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과 함께 그의 음악적 유산을 살펴본다. 전통과 해석의 거장카를 뵘(Karl Böhm, 칼 뵘으로도 알려짐)은 20세기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지휘자로, 모차르트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바그너를 비롯한 독일·오스트리아 레퍼토리에서 정통적 해석을 구현했다. 그는 화려함보다는 절제, 주관보다는 악보에 대한 충실성을 추구하며 ‘작곡가의 대변인’이라는 지휘 철학을 지켰다. 1981년 8월 14일, 잘츠부르크에서 향년 86세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장례식에는 음악계 거장들과 수많은 애호가가 모여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그라츠에서 법학 박사로, 그리고 음악가로1894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2025. 8. 14. 8월 13일 : 프랑스 낭만주의의 대표 - 외젠 들라크루아의 사망 1863년 8월 13일, 프랑스 낭만주의의 대표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가 세상을 떠났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과 색채 혁신, 이국적 소재를 통한 그의 미술사적 유산을 살펴본다. 프랑스 낭만주의의 거장1863년 8월 13일, 프랑스 미술계는 한 시대를 이끌던 거장을 잃었다. 외젠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는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회화를 대표하는 인물로 고전주의가 중시하던 절제와 균형에서 벗어나 강렬한 감정과 자유로운 색채를 추구했다. 그는 인간의 내면과 사회의 격동을 그림으로 드러냈으며, 그 과정에서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들라크루아의 작품은 나폴레옹 전쟁 이후 유럽 사회에 드리운 불안과 희망, 혁명의 이상과 좌절을 생생하게 기록한 시각적 증언이기도 했다. 혁명과 .. 2025. 8. 13.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