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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 오라토리오의 부활 - 멘델스존의 《엘리야》 초연

by plutusmea 2025. 8. 25.

1846년 8월 26일, 멘델스존이 직접 지휘한 오라토리오 《엘리야》 초연은 영국 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웅장한 합창과 깊은 신앙적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합창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다.

 

멘델스존과 《엘리야》 초연

1846년 8월 26일, 영국 버밍엄 타운홀에서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이 지휘하는 새로운 오라토리오 《엘리야(Elijah)》가 초연되었다. 공연은 버밍엄 음악제(Birmingham Festival)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약 300명 이상의 합창단과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연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멘델스존은 무대 위로 여러 차례 불려나와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당시 일부 언론과 청중의 기록에 따르면 공연이 끝난 후 합창과 아리아에 대한 앙코르 요청이 이어졌으며, 작품은 이후 개정판이 만들어져 영국과 독일 전역에서 널리 연주되었다.

 

 

오라토리오와 멘델스존

오라토리오는 종교적 서사를 기반으로 합창과 관현악, 독창을 결합한 대규모 음악 형식이다. 헨델(George Frideric Handel)의 《메시아》 이후 영국에서는 오라토리오가 중요한 음악 장르로 자리 잡았으나 19세기 초에는 새로운 대표작이 드물었다.

 

멘델스존은 이 장르를 되살리고자 했으며 선지자 엘리야의 성서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오라토리오를 완성했다.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바알 제사장과 대결하는 장면, 광야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장면은 종교적 주제와 극적인 서사가 결합된 소재였다.

 

멘델스존 초상화(1846년 에두아르트 매그너스 작, Wikimedia Commons)
멘델스존 초상화(1846년 에두아르트 매그너스 작, Wikimedia Commons)

 

 

버밍엄 음악제와 초연 준비

버밍엄 음악제는 18세기 후반부터 영국 음악 문화의 중심을 이룬 행사였다. 멘델스존은 이미 《성 바울》 같은 오라토리오로 명성을 얻고 있었으며, 《엘리야》 역시 이 음악제를 위해 의뢰받아 완성했다.

 

초연은 대규모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장대한 무대로 준비되었으며, 당시 청중은 연주가 끝난 뒤 작품의 힘과 감동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 초연을 계기로 《엘리야》는 영국 음악계에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음악적 구조와 특징

《엘리야》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분은 극적인 대조와 서사적 흐름을 강조한다. 첫 부분은 가뭄과 바알 제사장과의 대결, 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장면으로 절정을 이루고, 두 번째 부분은 박해와 도망, 하나님의 은밀한 음성을 통해 신앙의 깊이를 보여준다.

 

멘델스존은 합창과 아리아, 중창, 레치타티보를 균형 있게 배치하며 극적인 긴장과 감동을 조성했다. 특히 합창은 헨델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낭만주의적 색채를 담아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냈다.

 

멘델스존의 종교적 관점

멘델스존은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루터교 신앙 안에서 성장했다. 그의 종교적 배경은 《엘리야》의 주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그는 단순히 성서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을 통해 신앙의 갈등과 인간적 고뇌, 신의 권능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 점에서 《엘리야》는 단순한 종교 음악을 넘어 인간과 신의 관계를 성찰하는 예술 작품으로 평가된다.

 

후대의 평가와 영향

《엘리야》는 초연 직후부터 영국에서 폭넓은 호응을 얻었으며, 곧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 지역에서 연주되었다. 특히 영국에서는 헨델 이후 가장 중요한 오라토리오로 인정받았으며 오늘날까지도 합창단의 주요 레퍼토리로 남아 있다.

 

학자들은 《엘리야》를 낭만주의 시대의 종교 음악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평가하며 합창 음악의 전통을 이어가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본다. 한편 멘델스존은 이 곡을 완성 및 초연한 다음 해에 사망하게 되어 세간에서는 '멘델스존의 생명을 단축시킨 대작'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오늘의 의의

《엘리야》 초연은 19세기 중반 음악사에서 중요한 이정표였다. 멘델스존은 오라토리오라는 형식을 통해 종교적 주제와 낭만적 감성을 결합했고, 청중에게는 신앙과 예술이 함께 울림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오늘날에도 《엘리야》는 세계 각지의 합창 무대에서 연주되며, 당시 초연의 감동을 새롭게 이어가고 있다.

 

Mendelssohn: Elijah, Op. 70 - McGill Symphony Orchestra

https://www.youtube.com/watch?v=3EWdTMEMYO0